신라면 블랙 때문에 이런저런 이야기가 많이 올라온다. 맛이야 개인적인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가격이 2배 가까이 오른 것이 문제이다. 더 좋은 재료를 쓰고, 맛을 개선해서 고급제품이다 라고 나왔지만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은 면밀히 들여다 보겠다라는 경고성 발언까지 하였다.

농심의 가격 결정을 반대하는 의견은 많으니, 여기서는 농심 입장에서 가격 결정 과정을 생각해보면

1)  원가: 원가는 이미 정해져 있을 것이다. 인상된 재료비뿐 아니라, 개발비, 기계설비비, 직원 교육비, 유통비용, 재고처리 비용 등이 포함되어 원가를 산정했을 것이다.

2)   마케팅 비용: 새롭게 출시하는 제품인 만큼 마케팅 비용이 기존 라면에 비해서 많이 필요하다. 또한 해외 진출도 활발하게 되고 있으므로 해외 마케팅 및 판촉비도 고려해야 한다.

3) 원가인상 리스크: 아직도 곡물 가격은 안정세가 아닐뿐더러 앞으로도 계속 인상될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예측이다. 또한 생산 설비를 운영하기 위한 전기료, 수도료 역시 금년 내에 인상될 가능성이 있으니 이러한 원가 인상 리스크를 포함하였을 것이다.

4)  정치적 리스크: 라면은 이번 정부에서는 MB물가 지수 관리 품목이다. 이 때문인지 인상폭이나 인상시기를 정부와 협의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지금까지 생산 업체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만큼 인상을 못했다고 한다. 그러니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원가를 산정할 때에는 가격을 올리지 못할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 선례라는 것이 있으니 다음 정부에도 이런 식으로 가격을 관리할 가능성도 있으니 역시 원가에 포함해야 한다.

이번 신라면 블랙의 가격 책정에서는 위 원가 중 3, 4 요소가 중시 되었을 것이다. 원가는 계속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니 대비가 필요하고, 또한 정치적인 문제로 원가 상승에 따른 가격 대응을 못할 것이니 충분한 여유를 두고 원가를 책정하지 않았을까 싶다.

기업 입장에서는 불확실성만큼 두려운 것이 없을 것이다. 불확실성이 하나도 아닌 둘이나 되면 기업의 입장에서는 두려움에 빠지게 된다. 결국 기업은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한 행동을 선택할 수 밖에 없고 결국 신상품을 통한 가격 상승을 결정했을 것이다.

신상품을 통한 가격 상승은 그 동안 관행적으로 많이 했던 일이고, 그 때마다 공정위에서는 문제가 없는지 살펴보겠다는 발표를 하였지만 실제로 뭔가를 했던 적은 거의 없는 듯하다. 롯데 월드콘은 이미 몇 번 사용했던 방법이기도하다. 복잡한 원가 산정을 공정위가 다 따라갈 수도 없을뿐더러 담합이 아닌 이상 제제할 방법도 없기 때문이다.

물론 몇가지 기업에 잘 통하는 방법을 이용해서 겁을 주고 기업이 몇%정도 가격을 인하 할 수는 있을 것이지만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 할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궁금한 것은 과연 공정위의 행동이 옳은 것인지에 대한 문제가 생긴다. 기업이 원하는 이윤을 창출하는 것이 과연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가에 대한 문제이다. 한 기업이 제품을 생산 판매하여 이윤을 5%를 남기건 50%를 남기건 그것은 기업이 판단할 문제이다. 그 상품이 시장내 독점 제품이거나, 대체품이 없거나, 생명에 위협을 주는 상품이라면 정부가 관리해야 하는 당위성이 생기겠지만, 농심 신라면은 그 정도의 상품은 아니다.

또한 이번 문제의 발생 원인 중 하나는 정치적 리스크를 정부가 발생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자유시장경제를 선호하는 정부, 특히 신자유주의 경제에 무게를 주는 정부가 왜 기업의 이윤추구와 같은 영업활동에 제동을 거는 행동을 하는지는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사실 이런 방식의 제품가격을 직접 관리하는 것은 계획경제 시스템에 가깝기 때문이다. 독점 상품도 아니고 대체품도 있는 상품이라면 가격경쟁력을 잃었을 때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도태 된다고 믿는 것이 신자유주의 아니었던가?

어째든 농심 신라면 블랙이나 새로운 월드콘은 높은 가격을 유지할 것이고, 신라면 블랙은 맛이 확연히 다르다고 하니 일반 신라면도 상당기간 남아 있을 가능성이 있어서 실질적인 제품 가격인상이라 꼭 집어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월드콘의 경우에는 맛의 차별화가 별로 없으므로 결국 실제적인 가격인상 측면이 클 것이다. 정부의 규제가 정부가 말하는 것만큼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면 기업을 제어할 수 있는 방법은 유일하다 소비자가 소비를 하지 않는 것이다. 농심 신라면 블랙이 문제라면 그냥 신라면을 소비하고, 그래도 안되면 삼양, 팔도 라면을 더 소비하는 방법이 있다. 아이스크림은 기호식품이고 대체품도 많기 때문에 더 강한 소비자 구매력을 보여줄 수 있다. 소비를 하지 않는 것이 소비자가 기업을 제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몇번 성공하지 못한 접근 방법이라는 것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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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4/16 07:17 2011/04/16 07:17
Posted by Lucida_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