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엔지니어 부족으로 고민 중
[‘리케이 바나레’라고 부르는 현상이 일본에 만연하면서 이공계통의 인력난이 가중되고 있다. 과학부터 탈출 이라는 의미의 리케이 바나레는 전후 일본을 성장시켰던 원동력이 되었던 이공계통 종사자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는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이 현상은 갑자기 시작된 것이 아니고 약 20년 전부터 시작된 현상으로 미국에 이어서 일본에까지 이공계 부족 현상이 심각하게 된 것이다. 일본의 생활 수준이 높아지면서, 젊은이들은 힘들고 노력이 많이 필요한 이공계통에 종사하기 보다는 금융계나 의약계, 또는 예술 분야와 같은 분야에서 일하는 것을 원하고 있다. 일본은 이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서 TV등의 미디어를 통해 엔지니어들을 멋지게 표현할 뿐만 아니라, 외국의 엔지니어 인력까지 수입 중이다. 그러나 역시 대학 이공계통의 일본인 학생수는 급격히 줄어들고 있고, 줄어드는 일본 학생들의 자리를 외국인 학생들이 차지하고 있다.](IHT)
일본 내 사정이 이러다 보니 일본에 있는 친구는 거의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연락해서 빨리 일본어 공부해서 일본 들어오라고 난리입니다. JLPT 1급과 제 경력이면 1천2백만엔~1천5백만엔 은 자기가 보장한다고 할 정도입니다. 아마도 회사에서 사람 데리고 오면 보너스라도 있는지 계속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이 친구 설명을 그대로 옮기면, ‘네가 1년 동안 일본 와서 일본어 열심히 공부하면 JLPT 1급 딸 수 있을 텐데, 그거 따고 일본에 취직하면 현재 연봉에 두 배를 받을 수 있는데 무슨 걱정이냐? 넌 영어도 하니까 더 좋은 대접 받을 수 있다’라는 것이 이 친구 논리입니다. 이 친구 말고 다른 일본에서 일하는 친구들도 이공계 인력이 영어와 일본어를 구사하면 일본에서는 귀하디 귀한 인력으로 인정받는다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일본에서 일어나는 현상이 10~15년 후에는 한국에서도 일어난다는 사실에 기반하여 볼 때 우리나라에서도 슬슬 인력난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물론, 우리나라의 특징상 이공계인력의 절대 수가 줄어들 가능성은 일본 보다 적은 편입니다. 이유는 우리나라 대학들의 이공계 정원이 엄청나게 많기 때문입니다. 일단 대학졸업은 기본이라고 생각 하는 한국의 정서상 이공계 인력의 절대 수가 줄어들 가능성은 적어 보입니다.
그러나, 얼마 전 국내 언론에서 보도한 바와 같이 이공계 인력의 수준은 떨어지고 있습니다. ‘대학 졸업자가 회로도를 못 읽는다’ 라는 기사로 보도 되었는데, 이것은 언론이 상황을 잘 몰라서 하는 내용이기는 하지만, 이공계 인력이 현장에서 쓰이기 어려워 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일단, 먼저 설명을 드리면, 4년제 대학 전자공학과에서는 회로도를 직접 배우지 않습니다. 이유는 국내 기술 환경의 발전으로 회로도를 실제로 보거나 설계하는 산업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 분야가 많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반도체 기술이나 평판 TV(LCD, PDP, OLED 등)의 기술을 공부하기 위해서는 3~4학년 수준의 기본 지식이 필요한데 이 3~4학년 2년으로도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반도체나 평판 TV 기술에 사용되는 지식은 전자공학과 물리, 화학 등을 결합하여야 하고 그 특징상 아예 전자물리, 전자화학이라고 불릴 정도로 특별한 것이라 일반 물리, 화학과 학생들도 생소한 분야가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4년제 대학교 학생들이 회로도를 못 보는 것은 당연한 것이 됩니다. 최근에 들어서는 회도로를 읽는 법을 배우는 것은 공업고등학교 정도로 내려갔습니다. 이것은 기술이 발전함으로써 당연히 생겨나는 현상입니다. 예를 들면, 90년대에는 대학생들이 주로 컴퓨터를 사용했지만, 요즘은 초등학생도 컴퓨터를 사용해서 숙제를 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실제 이공계 졸업생의 실력이 떨어지는 것은 최신 분야에 적응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것이 더 큰 문제입니다. 이 것은 대학교의 교수들이 최신 분야를 가르칠 능력들이 부족하다는 것에 문제가 큽니다. 즉, 과거에는 이공계통에 정말로 흥미가 있고 본인이 나서서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는 것을 즐겨 하던 분들이 교수를 함으로써, 자기 갱신이 있었지만 현재에는 그냥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 교수가 되는 비율이 높아졌습니다.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은 노력대비 효과를 따지기 때문에 배우기 어렵고, 습득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산업계에서 효과적인 기술이나 지식보다는 배우기 쉬운 기술과 지식 위주로 습득을 하고 자신의 지식이나 기술 위주로 학생들을 교육하다 보니 산업계에서 진짜 필요한 능력을 가진 학생들이 부족하게 되는 것입니다. 물론 배우기 어려운 기술과 지식으로 무장하는 교수들도 있습니다만, 이런 분들의 경우에는 연구 활동에 집중을 하기 때문에 학생들을 이끌 시간적 여유가 부족한 것이 원인이 될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문제는 또 있습니다. 엔지니어에 대한 대우가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제 경우에는 전자공학 석사를 마치고 소득세를 납부한지 10년 차 입니다. 업계에서 제법 이름도 났고 심심치 않게 취업 제의도 들어오고, 같은 나이나 같은 경력의 유사 계열에서 종사하는 사람들의 연봉에 비해서 많이 받는 편입니다만, 연봉은 금융계 4~5년 차 대졸자 연봉 수준입니다. 야근 수당도 없는 야근과 휴일 반납하고 일하는 업계 사정을 볼 때 엔지니어라는 것이 그리 좋은 직군은 아닙니다.
아직도 우리나라는 산업에 기반한 수출 국가라는 것을 고려 해 볼 때 무엇인가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앞으로 10년~15년 후 정도에 무리도 접하게 될 이공계 인력 부족 현상에는 과연 어떻게 대처 해야 할 것인지. 아마도 이공계통에 대한 처우가 바뀌지 않는 이상에는 수출입국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듯합니다. 현정부가 말하는 동북아 금융허브로 바뀐다면 굳이 수출입국이 될 필요는 없겠지만, 그래도 차선의 방책을 준비하는 자세는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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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blogring.org 2009/01/17 01:41
회로도+읽는법-에 관한블로그를 요약한 것입니다.